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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기계끼리 데이터 주고받아 생활 편하게

최고관리자
2015-01-30 08:46 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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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의 범죄율은 2009년 이후 32%나 드라마틱하게 줄었다. 치안을 강화해서, 아니면 법이 엄격해져서일까. 그도 아니면 CC(폐쇄회로)TV 설치 지역을 대폭 확대해서였을까. 정답은 도시 전역을 아우르는 감시 시스템에 장착된 오디오 센서다. 이 센서는 주변에 설치된 CCTV 카메라를 통해 사운드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총소리나 비명 소리 등에 반응하는 장비다. 

각종 첨단 기술과 장비들이 전시되는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소개된 이 사례는 요즘 정보통신과학기술(ICT) 분야의 가장 핫한 트렌드인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우리 생활에 어떤 이점을 주는지 잘 보여준다. 

미국의 유명한 통신 및 네트워크 전문 기업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지난해 2월 전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4' 기조연설에서 사물 인터넷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며, 인류 생활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적인 일이다." 

그로부터 딱 1년 후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는 인류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꿀 '혁명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물 인터넷 기술과 서비스들이 대거 소개됐다. 삼성전자는 5년 내 모든 제품을 100% 사물 인터넷화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반도체와 센서, 배터리, 네트워크 기술 등이 집약된 사물 인터넷 기술은 기존의 무선통신 기술과 어떻게 다르며 우리 실제 생활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까. 

■500억 개의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 

사물 인터넷의 개념은 어렵지 않다. 현재도 우리 생활에서 사물 인터넷과 유사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이미 보편화된 하이패스 시스템, 자동차 원격 시동 및 블루투스 통화 등 각종 무선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사물에 센서를 부착하고 센서가 읽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주고받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사물 인터넷의 기본 개념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사람이 조작하고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시켜 사물과 사물, 즉 휴대폰과 보일러나 자동차 스마트키와 자동차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1999년 벨킨사의 케빈 애쉬턴이 사물 인터넷이라는 용어를 처음 소개한 후 반도체와 센서, 통신 및 데이터 처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IT 분야 글로벌 리서치사인 ABI는 2020년까지 약 500억 개에 달하는 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가 서로를 피한다

많은 가전 업체들이 이와 같은 기능을 염두하고 사물 인터넷에 기반한 '스마트 홈'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테면 알람 시계와 커피 메이커를 연동시켜 놓으면 특정 시간에 알람이 울리는 동시에 커피 메이커에서는 커피가 만들어질 것이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이나 식재료의 유통 기한이 지나면 냉장고가 인식해 신호를 보내줄 것이다. 특정 시간이 되면 사용자가 미리 맞춰 놓은 조명이 켜진다.

사물 인터넷이 꿈꾸는 일상의 모습이지만 아직 상용화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이미 의료나 자동차, 농업 분야 등에서 사물 인터넷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한 회사가 개발한 '글로우 캡(Glow Cap)'이라는 약병은 환자가 약을 복용할 시간을 알려준다. 약을 먹을 시간에 약병 뚜껑의 램프가 켜지고 소리도 난다. 환자가 약병을 열면 센서가 감지해 인터넷으로 환자가 약을 복용했다는 정보를 병원에 보내준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회사는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운전자의 습관이나 출퇴근 시간 등을 학습해 운전자의 기분에 맞는 장소를 스스로 추천해 준다. 미국 교통부는 차량이 서로 신호를 교환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운전자가 보기 어려운 차량을 보고 위험을 스스로 감지해 자동차가 이를 피하도록 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