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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5대 ICT진흥법안, 후반기 국회 성과 좌우한다

최고관리자
2018-07-25 17:42 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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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20대 국회 후반기 활동을 시작한다.

미·중 글로벌 무역 전쟁과 성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폭발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이 여야 이견 없는 핵심 국가 과제로 부상했다.

국회에는 ICT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4차 산업혁명 핵심인 ICT 진흥을 촉진하는 다양한 법률(안)이 상정돼 있다. 산업계는 과방위에 ICT 진흥 법률(안)의 신속한 처리를 주문하고 있다.

ICT 발전과 미래 성장을 촉진할 ICT 관련 법률(안) 입법 여부에 후반기 과방위 성패가 달렸다.

◇4차 산업혁명 추진체계 확립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초연결 네트워크를 산업과 경제, 사회 전반에 적용해 혁신을 이끌어 내는 4차 산업혁명은 여야 이견이 없는 대표적 국가과제다. 4차 산업혁명 이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일관된 추진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지능정보화 기본법(안)'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회에는 △디지털산업기본법(안)(정세균 의원) △4차 산업혁명 촉진 기본법(안)(최연혜 의원) △지능정보사회 기본법(안)(강효상 의원)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법률(안)이 다수 발의됐다. 국회 사무처와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도 관련 법률체계 마련을 중요 입법과제에 포함했다.

이들 법률(안) 공통점은 △4차 산업혁명 컨트롤타워 법제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범정부 기본계획 수립 의무화 △혁신기술 활성화 근거 조항 △지원기관 설립 △급격한 기술변화에 대한 일자리와 사회변화 대응장치 마련 등이다.

세부 추진 기관 역할과 계획에 일부 차이는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을 국가 과제로 인식하고 추진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취지는 동일하다.

우리나라는 정보화로 촉발된 3차 산업혁명에 국가 대응체계를 수립해 대응한 결과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지위에 올랐다. 4차 산업혁명 법률(안) 역시 AI와 빅데이터, 5세대(5G) 이동통신 등 초연결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지능정보화' 시대에 대한 대응을 앞당기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범정부 추진체계를 정비해 전략 기관에 확실한 법률상 지위를 부여,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동시에 산업, 사회변화 전반에 합의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은 국가 어젠다다. 4차 산업혁명 법률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혁신성장이라는 국가 과제를 수행하는데 핵심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다.

◇ICT 규제 해소

여야는 규제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신산업 발전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데 확고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규제 해소 방법론에 대해 여야 간 일부 견해차를 극복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산업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ICT 규제개혁과 관련,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 법률(안)은 △근거법령이 모호하거나 없는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외 타부처도 임시허가를 발급 △임시허가 유효기간을 2년으로 연장 및 1회에 한해 추가연장 △2개 이상 허가 필요시 일괄처리 제도 도입 등이 골자다.

현행 규제를 인정하되, 관련 적용 근거가 모호한 신산업에 대해 신청을 전제로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의원 법률(안)은 △수도권 제외 전국 14개 시·도에 드론, 스마트시티, 원격의료 등 27개 전략사업을 지정해 기존 규제 적용면제 △전략사업에 대한 세제 지원 등이 핵심 내용이다.

2개 법률(안)은 규제 해소 방법론과 정도에 대해 일부 견해차가 존재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ICT 신산업 육성이 확고한 국가과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식이 같다.

융합산업 등장으로 적용 규제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도로교통법, 제조물안전법, 공정거래법에 이어 전기통신사업법까지 적용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여야 간 정책 조율을 거쳐 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ICT 신산업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 시장 진출 기회와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빅데이터 활성화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 '석유'로 비유되는 핵심 정보 자원이지만 엄격한 개인정보보호 규제로 인해 활용에 한계가 있다. 혁신 기술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되 이용자 동의를 받은 안전한 정보에 대해서는 활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데 여야 의견이 모아졌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인정보 활용 강화를 골자로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도 개인정보 활용 제고를 골자로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3개 법률(안)은 공통점은 △개인정보보호·활용 컨트롤타워 역할 정비 △식별정보를 제외한 개인정보 활용 강화 △개인 식별 가능 정보·비식별정보(개인 신원을 알아볼수 없게 처리)·익명정보(비식별정보를 타 정보와 가공처리) 등 개념 명확화로 요약된다.

컨트롤타워 위상과 정보 개념 일부 의견차가 있지만 AI와 5세대(5G) 네트워크, 스타트업이 융합기술 진화에 발맞춰 개인정보 활용도를 제고한다는 취지는 동일하다.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정보 교류와 혁신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는 새로운 가치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핵심자원으로서 글로벌 혁신 기업과 동등한 규제 환경에서 혁신서비스를 창출할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개인 신원이 드러나지 않게 처리된 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 결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혁신기업 탄생 원동력이 됐다. 영국과 일본도 개인정보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해소했다.

개인정보 관련 부처가 분산돼 있고 시민단체 등 사회적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은 난제다. 국회가 먼저 나서서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산업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의견 수렴과 제도 개혁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5G 망 구축 세제 지원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등 민간기업 인프라 구축에 정부가 세액공제로 지원하는 법률(안)은 4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입법 과제로 손꼽힌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신산업 투자에 대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야 의원으로 구성된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기술벤처 육성 기반강화 프로젝트' 핵심 입법과제로 동일 내용을 제안했다.

개정(안)은 △5G 이통망 △10기가 인터넷망 △IoT 망 구축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대기업은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금액 5%, 중견기업은 7%, 중소기업은 10%를 투자가 발생한 해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한다. 적용 시한은 2021년 말까지다.

추 의원은 “세액공제 혜택으로 고부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면서 특히 5G망 구축 때 지역 단위 시설공사가 활발하게 이뤄져 중소 시공업체 성장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 5G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1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500억원가량을 돌려받는 수준이다. 이통 3사 5G 투자비용은 4~5년간 약 15조~2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총 1조원 규모를 돌려주는 셈이다.

세액 공제는 민간기업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공익 기여를 인정하며 투자 활성화 촉매 역할이 기대된다. 네트워크 투자에 한정한 세액공제라는 점에서 단순 비용절감으로 한정되지 않고 추가 투자가 발생할 여력이 충분하다.

1조원은 산업 1개를 일으킬 수 있는 규모다. 이통사는 혁신 인프라 조기 구축은 물론, 기술벤처기업 등을 지원해 신기술을 발굴하고 서비스를 진화하는데 필요한 예산으로 활용 가능하다.

영국은 5G 또는 초고속인터넷망 설비 보유세를 5년간 100% 감면한다. 일본은 IoT기기, 자동화로봇, AI 투자비 5% 세액공제 또는 취득가액 30%를 특별 상각한다.

◇통신 진입규제 완화

중소규모 통신사업자가 정부 허가없이 신고만으로 기간통신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은 사물인터넷(IoT) 산업계 숙원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통신사업 진입규제 완화 내용을 담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준비했고 국회 사무처도 52대 핵심 개혁 입법과제에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개정(안)은 △기간통신사업 진입규제를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 △설비보유에 따른 일률적 규제 대신 매출 기준으로 규제적용대상 기준 변경 △통신이 부수적으로 포함된 상품을 판매할 때는 통신사업자 등록도 면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제한된 지역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특정 용도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려해도 사업계획서와 회계자료를 정부에 제출하고 엄격한 사업권(면허) 허가 심사를 받아야 했다.

신고제로 완화되면 중소기업 시장진출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IoT 기업과 자동차, 에너지 등 다른 분야 기업도 통신시장에 손쉽게 진출해 융합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어 시장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공공자전거 임대와 같은 비(非) 통신사업자가 통신모듈을 부수적으로 포함한 상품을 자기 상표로 재판매할 경우는 등록절차까지 면제돼 서비스 적용이 쉬워진다.

제4 이동통신 등 주파수를 활용하는 전국 규모 이통사 진입 절차도 개선된다. 제4 이통 등 허가에 대한 실질 심사는 전파법이 규정한 주파수 할당 심사로 이관돼 절차가 간소화될 전망이다.

진입규제 완화는 글로벌 추세에도 부합한다. 미국, 일본, 유럽 주요국은 2000년대 초반에 통신사업 허가제를 폐지하고 등록 또는 신고로 완화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