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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 "손톱 밑 가시가 혁신의 걸림돌"

최고관리자
2013-03-08 15:50 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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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불리지만 산업계 현장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규제로 기업 활동이 어렵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창조경제 디딤돌인 IT 혁신을 위한 거창한 구호와 정책 마련에 앞서 현장에서 공정한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손톱 밑 가시`를 시급히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전자신문이 IT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지난 5일 `혁신을 위한 손톱 밑 가시를 뽑자`라는 주제로 연 특별 좌담회에서 나온 의견이다. 산업 혁신과 발전의 발목을 잡는 장애 요소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규제`와 `관행`을 산업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했다.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는 개발 회계연도 제도와 같은 독소 조항이 혁신적인 개발과 활발한 창업 분위기를 흐리는 주범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은 익명성 때문에 서로 소통하려고 모인다”며 “익명성에 기반을 둔 인터넷 공간에 사람이 모여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실명제 폐지 이후 여전히 남은 휴대폰·아이핀 인증, 청소년 인증이 인터넷 서비스업 진흥을 위축시킨다는 의미다.

정부의 산업 울타리 치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정재훈 구글코리아 정책팀 변호사는 “국내에서 해외로, 해외서 국내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며 “혁신을 할 환경 조성이 안 돼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 등 특정 SW 사용 강요도 기술 중립성이 필요한 산업의 `가시`로 꼽혔다.

사회 전반에 팽배한 규제가 가시보다 대못처럼 박혔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기오 웰게이트 대표는 기술벤처 업계 인력난을 지적하며 “실업률은 높아 가는데 중소·벤처기업에 가려는 사람은 없다”며 “인력 교육이나 금융 혜택을 통해 대기업과의 임금·환경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은 이날 좌담회를 시작으로 IT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인력·자금·판로 개척·정부 정책 등 IT산업 진흥에 필요한 정기 정책 세미나를 열어 갈 예정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