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AI가전 전쟁] 벽시계는 왜 안돼? 활용 폭 넓힌 '알렉사'…스마트가전 시장 선점 나...

AI가전 대거 출시…아마존이 노리는 것
차량·경비 등 AI 활용영역 확장
'알렉사칩' 2~3달러에 가전社 제공
AI가정부·일꾼…새 시장 선점 의도
  • 등록 2018-10-02 오전 6:00:00

    수정 2018-10-0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아마존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에서 14종의 가전제품을 선보였다. 전자레인지, 벽시계 등 겉보기엔 평범한 전자제품이다. 아마존의 AI(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를 탑재했다는 점이 다르다.

알렉사 전자레인지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알렉사 버튼을 누르고 “알렉사, 2분30초 동안 가열해줘”라고 말하면 알렉사가 이 말을 알아듣고 자동으로 전라레인지를 윙하고 돌린다. 덜 데워졌다면 “알렉사, 1분 더”라고 말하면 된다.

단순히 말을 알아듣고 시키는 일만 작동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사용할수록 알렉사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기억한다. 사용자의 식습관에 맞춰서 알아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팝콘의 요리 횟수를 기억했다가 팝콘이 떨어질 때쯤 같은 물건을 아마존에서 재주문하는 기능도 들어 있다.

알렉사 AI를 탑재한 아마존의 전자레인지 가격은 59.99달러, 우리 돈으로 6만원대에 불과하다. 미국의 CNN방송은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전자레인지, 쓸수록 똑똑해져

알렉사 벽시계도 알렉사가 탑재됐을 때 평범한 제품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알렉사 벽시계는 겉보기엔 여느 벽시계와 다를 게 없다. 동그란 테두리의 시침과 분침이 있다. 그런데 “알렉사, 1분 카운트해줘”라고 말하면 벽시계의 LED가 깜박거리면 1분을 세준다. “알렉사, 매일 아침 6시 반에 깨워줘”라고 말하면 그 시간에 맞춰 알람이 켜진다. 썸머타임 때 시간을 조정하는 일도 알아서 해준다. 알렉사 벽시계의 가격은 3만원대다.

‘에코 오토’는 아마존의 야심을 자동차란 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한 제품이다. 반지갑 정도의 작은 크기의 디바이스를 차량에 장착하면 알렉사를 통해 차량의 각종 기능을 통제할 수 있다. “알렉사 우리집까지 길을 안내해줘”라던가 “알렉사, 최근 팝 음악 틀워줘”, “알렉사, 오늘 날씨는 어때?”, “알렉사, 뉴스 좀 읽어줘” 같은 기존 아마존의 AI 스피커에서 쓸 수 있는 기능은 물론이고, 집에 도착할 때쯤 집안의 전등이나 에어컨을 켜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간단하지만 사람들의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스마트홈의 다니엘 라우 쉬 부사장은 “두 손에 식료품이 가득 들려 있어도 (알렉사를 통해서) 집안의 불을 켤 수 있다는 건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집이 어두컴컴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토 에코의 가격은 49달러, 약 5만원대 수준이다.

주택 경비회사인 ADT와 제휴한 경비시스템 ‘알렉사 가드’ 역시 알렉사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알렉사, 나 이제 나간다”고 말하면 알렉사 가드가 작동해 경비 모드가 시작된다.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등 비정상적인 징후가 탐지되면 즉각 사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알렉사 연동 가능한 기기, 이미 2만개 넘어

아마존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본격적인 가전제품 제작에 직접 뛰어들지, 기존 가전 메이커들과의 협력에 방점을 둘지 불분명하다. 알렉사가 탑재된 전자레인지의 이름을 ‘아마존 베이직 마이크로웨이브’로 지었다. 아마존이 앞으로 직접 가전제품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아마존의 야심은 가전제품 시장 너머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아마존의 알렉사 플랫폼은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서 30%의 점유율로 1위다. 아마존은 세상의 모든 곳에서 “알렉사”를 외치는 환경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전자레인지는 가전업체에 맡겨도 아마존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별로 없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알렉사”를 외치느냐가 중요하다. 기존의 선점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제휴 전략에 더 힘을 쏟을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빅테이가 얼마나 쌓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빅테이터가 쌓일 수록 AI의 성능이 더욱 정교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단돈 2~3달러에 아미존 칩을 가전업체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이유다. 현재 아마존이 협력하고 있는 제조업체는 3500여개다. 알렉사와 연동 가능한 기기는 2만개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알렉사 플랫폼에 편입되길 거부한다. AI를 넘기면 빅데이터를 쌓지 못한다. 궁극적으로 주도권이 AI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장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해 연간 5억대의 IT 기기를 판매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 삼성전자밖에 없다”면서 “5억대의 기기가 AI·사물인터넷(IoT) 기술과 결합하면 엄청난 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아마존과 경쟁 관계임을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실리적인 전략을 취한다. 자체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를 만들었지만, 그 밑에 들어가는 실질적인 AI 플랫폼은 아마존의 알렉사와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등 다양한 길을 열어뒀다. 물론 자체적인 AI 플랫폼 ‘딥씽크’도 개발한다. 시장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우리의 인공지능 전략은 개방”이라며 “일부 데이터를 구글과 공유하더라도 고객에게 유용한 혜택을 빨리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