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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AI 연구의 성지' 캐나다로 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최고관리자
2019-05-30 14:59 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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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 열고 AI 권위자 '다린 그라함'박사 영입
- 삼성, 구글 딥망니드 연구소 설립 ... 우버, 페북은 현지 대학과 공동연구
- 캐나다 40년 전부터 AI 생태계 조성 투자, 인력 양성 ... "기초과학의 힘"

  캐나다가 인공지능(AI) 연구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은 물론 페이스북, 우버 등 글로벌 기업들도 AI 연구를 위해 캐나다에 둥지를 틀고 있다. 정보기술(IT) 혁신의 대표적 요람인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AI 연구를 위해 캐나다로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LG전자는 지난해 문을 연 캐나다 토론토 인공지능 연구소에 인공지능망 분야의 전문가인 다린 그라함 박사를 영입해 소장으로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린 그라함 박사는 세계적인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벡터연구소'의 창립 멤버이다.
  LG전자는 토론토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딥러닝(심층학습)의 핵심인 신경망을 활용해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산학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확보한 기술을 로봇, 가전, 자동차,에너지 제어 등에 적요할 계획"이라며 "캐나다 현지의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협력 또는 투자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그룹은 토론토대와 기업용 인공지능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22일 체결한 바 있다.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캐나다로 향하는 기업은 비단 LG뿐이 아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회사들도 인공지능 분야에서만큼은 캐나다행을 택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우버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캐나다 토론토대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엔비디아도 지난해 토론토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페이스북도 2년 전부터 몬트리올대 등과 함께 컴푸터 마우스를 대체할 보이스 기능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도 2017년 캐나다의 에드먼턴에 연구소를 세웠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5월 빅스비 연구를 위해 캐나다에 연구소를 설립했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설립과 투자도 활발하다. 코트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캐나다 내 관련 투자가 지난해 43건으로 5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달된 투자금은 2017년 대비 51% 증가한 4억2000만달러(약 5000억원)라고 전했다. 코트라의 정지원 캐나다 토론토 무역관은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 관련 연구기관 및 대학교와 협업 형태로 토론토와 몬트리올에 집중적으로 진출해 있으며, 해당 지역을 연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 이 같은 AI 생태계가 형성된 것은 정부의 앞선 정책 덕분이다. 캐나다 정부가 1980년대부터 인공지능 연구에 투자를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연구의 대가들이 배출됐다. 대표적으로 토론토대의 제프리 힌튼 교수, 몬트리올대의 요슈아 벤지오 교수 등이 손꼽힌다. 인공지능 연구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생태계'가 조성됐고, 세제혜택과 까다롭지 않은 취업비자 등이 더해지면서 해외 기업을 불러들이고 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캐나다가 AI 연구의 성지가 된 건 연구인력들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남들이 하지 않던 시절부터 일찌감치 AI 연구에 투자해 대가를 키워냈다. 지금의 세계적인 AI 연구지가 된 건 기초과학의 힘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