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비트코인 대박으로 바뀐 인생" 김준홍 페어스퀘어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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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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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 30대 MZ세대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는 분야가 조각투자다. 조각투자란 그림이나 음악 등 창작물의 소유권이나 저작권 수익 등을 여러 사람이 가질 수 있도록 주식처럼 쪼개서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조각투자가 건물, 슈퍼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며 개미들도 적은 돈을 들여 건물주나 슈퍼카 소유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 중에서 단연 화제는 지난해 말 등장한 희귀 슈퍼카에 대한 조각투자다. 조각투자로 나온 상품은 1994년 생산돼 국내에 2대뿐인 페라리 '테스타로사 512TR 후기형' 슈퍼카다.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페라리 테스타로사 512TR는 워낙 희귀해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 31만 달러(약 3억3,000만 원)에 팔려 화제가 됐다.
이 중 한 대의 소유권을 확보한 신생기업(스타트업)이 해당 슈퍼카의 지분 34%(1억1,000만 원)를 1조각당 10만 원을 주고 살 수 있는 조각투자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를 구입한 사람들은 슈퍼카를 팔거나 각종 행사, 영화 출연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나눠 갖게 된다.
슈퍼카를 조각투자 상품으로 개발한 주인공이 김준홍(51) 페어스퀘어랩 대표다. 그는 비트코인 투자로 크게 성공하며 블록체인 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를 서울 신사동 페어스퀘어랩 사무실에서 만나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김준홍 페어스퀘어랩 대표가 '트위그'에서 조각투자 상품으로 내놓은 슈퍼카 페라리 '테스타로사 512TR 후기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드라마 같은 인생역전
김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 시절 '삼국지' '듄' 등 컴퓨터 모의전략 게임에 빠져 밤을 지새웠다. "게임을 너무 좋아해 취미로 코볼, 포트란, C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했죠."
그런데 취미로 시작한 일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 프로그래밍 덕분에 대학 졸업 후 삼성SDS, LG CNS, SK C&C, 코오롱 정보통신 등 여러 대기업의 시스템통합(SI) 업체에 개발자로 지원해 모두 합격했다. 그중 여러 조건을 감안해 LG CNS를 선택해 2004년까지 7년간 개발자로 일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개발자 대우가 좋지 않았어요. 정부나 해외업체의 소프트웨어 개발 일감을 따내 이를 만들어주는 하청 노동자 취급을 받았죠."
그런 그에게 프랑스의 통신서비스 전문 컨설팅업체 벨텍에서 영입 제안을 했다. 여기서 3년간 일하고 미래에셋의 전략기획실로 옮겨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일하며 금융사업에 눈을 떴다. 그는 각종 신사업 기획이 성공해 미래를 보장받으며 잘나갔지만 미래에셋을 그만두고 나이 마흔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유럽의 명문 경영전문대학원 스페인 IE비즈니스스쿨에 진학했어요. 유학처로 스페인을 택한 이유는 경영학석사(MBA) 과정이 1년 반 미만으로 짧고 젊은 층 위주인 미국에 비해 나이든 학생들도 많았기 때문이에요."
그는 거기서 인생역전 기회를 만들어준 친구를 만났다. "당시 25세의 이스라엘 개발자였어요. 사이버 보안업체에서 일했던 그가 비트코인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쓴 20페이지짜리 비트코인 백서를 줬어요. 당시만 해도 비트코인 초창기였는데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어보니 새로운 미래가 보였죠."
그 길로 그는 노트북을 사서 비트코인 채굴 소프트웨어를 가동했다. 그렇게 캐낸 비트코인들의 가격이 치솟으며 대박이 났다. 그는 정확한 수익을 밝히지 않았으나 최소 수백억 원 이상을 벌며 인생이 바뀌었다. "유학 전까지 부모님에게 얹혀 살며 가진 것은 차 한 대뿐이었어요. 비트코인 투자 성공 후 집도 사고 창업 자금도 마련했죠."
MBA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코오롱그룹 계열사 중 스타트업 투자를 총괄하는 이노베이스에 들어가 2018 년까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일을 했다. "그때 젊은 창업가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경험 덕분에 2018 년 페어스퀘어랩을 창업했죠."
거래소 옮겨 다니며 돈 버는 독특한 AI 매매 시스템 개발
페어스퀘어랩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암호화폐 매매 시스템, 기업들의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조각투자 플랫폼 '트위그'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해요. 여기에 스타트업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전달하는 '뉴스럴' 서비스도 하죠."
독특한 방식의 AI 매매 시스템은 그동안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김 대표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AI가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가장 싸게 사서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최적의 거래소를 찾아주면 직원들이 매매를 한다. 시차뿐만 아니라 장소 차이에서 발생하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거래 방식이다.
이런 방법은 미국 증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은 증시가 하나이지만 미국은 증시가 여러 개죠. 미국 증권사들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고객을 위해 가장 좋은 가격에 매매를 해줘야 하는 베스트 액트 규정이 있어서 중개인이 항상 여러 거래소의 가격을 비교해요. 이를 암호화폐 거래에 활용했죠."
관건은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가격 비교를 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도 독특한 방식을 도입했다. 대부분 AI들은 데이터를 찾아서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발전하지만 김 대표가 개발한 AI는 사람이 데이터를 입력해 수동으로 학습을 시킨다. 증권사와 은행 등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매매 전문가들의 경험을 AI에 담기 위해서다. "노련한 매매 전문가의 경험은 AI가 데이터로 학습하기 힘들어요. 결국 전문가의 매매 전략을 수동으로 AI에게 가르쳐야죠."
이를 위해 그는 은행, 증권사 등에서 오래 일한 다수의 투자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처음에 전문가를 영입하느라 고생했어요. 증권사에서 매매를 잘해 수억 원씩 성공 보수를 받는 전문가들에게 스타트업에 오라고 하니 다들 거절했죠. 지금은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 때문에 한국투자공사 직원들이 합류하는 등 전문가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김 대표는 AI를 이용한 매매 시스템에 개인들의 참여를 막고 있다.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조심스러워 개인들의 참여를 막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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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단연 화제는 지난해 말 등장한 희귀 슈퍼카에 대한 조각투자다. 조각투자로 나온 상품은 1994년 생산돼 국내에 2대뿐인 페라리 '테스타로사 512TR 후기형' 슈퍼카다.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페라리 테스타로사 512TR는 워낙 희귀해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 31만 달러(약 3억3,000만 원)에 팔려 화제가 됐다.
이 중 한 대의 소유권을 확보한 신생기업(스타트업)이 해당 슈퍼카의 지분 34%(1억1,000만 원)를 1조각당 10만 원을 주고 살 수 있는 조각투자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를 구입한 사람들은 슈퍼카를 팔거나 각종 행사, 영화 출연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나눠 갖게 된다.
슈퍼카를 조각투자 상품으로 개발한 주인공이 김준홍(51) 페어스퀘어랩 대표다. 그는 비트코인 투자로 크게 성공하며 블록체인 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를 서울 신사동 페어스퀘어랩 사무실에서 만나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김준홍 페어스퀘어랩 대표가 '트위그'에서 조각투자 상품으로 내놓은 슈퍼카 페라리 '테스타로사 512TR 후기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드라마 같은 인생역전
김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 시절 '삼국지' '듄' 등 컴퓨터 모의전략 게임에 빠져 밤을 지새웠다. "게임을 너무 좋아해 취미로 코볼, 포트란, C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했죠."
그런데 취미로 시작한 일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 프로그래밍 덕분에 대학 졸업 후 삼성SDS, LG CNS, SK C&C, 코오롱 정보통신 등 여러 대기업의 시스템통합(SI) 업체에 개발자로 지원해 모두 합격했다. 그중 여러 조건을 감안해 LG CNS를 선택해 2004년까지 7년간 개발자로 일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개발자 대우가 좋지 않았어요. 정부나 해외업체의 소프트웨어 개발 일감을 따내 이를 만들어주는 하청 노동자 취급을 받았죠."
그런 그에게 프랑스의 통신서비스 전문 컨설팅업체 벨텍에서 영입 제안을 했다. 여기서 3년간 일하고 미래에셋의 전략기획실로 옮겨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일하며 금융사업에 눈을 떴다. 그는 각종 신사업 기획이 성공해 미래를 보장받으며 잘나갔지만 미래에셋을 그만두고 나이 마흔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유럽의 명문 경영전문대학원 스페인 IE비즈니스스쿨에 진학했어요. 유학처로 스페인을 택한 이유는 경영학석사(MBA) 과정이 1년 반 미만으로 짧고 젊은 층 위주인 미국에 비해 나이든 학생들도 많았기 때문이에요."
그는 거기서 인생역전 기회를 만들어준 친구를 만났다. "당시 25세의 이스라엘 개발자였어요. 사이버 보안업체에서 일했던 그가 비트코인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쓴 20페이지짜리 비트코인 백서를 줬어요. 당시만 해도 비트코인 초창기였는데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어보니 새로운 미래가 보였죠."
그 길로 그는 노트북을 사서 비트코인 채굴 소프트웨어를 가동했다. 그렇게 캐낸 비트코인들의 가격이 치솟으며 대박이 났다. 그는 정확한 수익을 밝히지 않았으나 최소 수백억 원 이상을 벌며 인생이 바뀌었다. "유학 전까지 부모님에게 얹혀 살며 가진 것은 차 한 대뿐이었어요. 비트코인 투자 성공 후 집도 사고 창업 자금도 마련했죠."
MBA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코오롱그룹 계열사 중 스타트업 투자를 총괄하는 이노베이스에 들어가 2018 년까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일을 했다. "그때 젊은 창업가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경험 덕분에 2018 년 페어스퀘어랩을 창업했죠."
거래소 옮겨 다니며 돈 버는 독특한 AI 매매 시스템 개발
페어스퀘어랩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암호화폐 매매 시스템, 기업들의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조각투자 플랫폼 '트위그'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해요. 여기에 스타트업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전달하는 '뉴스럴' 서비스도 하죠."
독특한 방식의 AI 매매 시스템은 그동안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김 대표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AI가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가장 싸게 사서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최적의 거래소를 찾아주면 직원들이 매매를 한다. 시차뿐만 아니라 장소 차이에서 발생하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거래 방식이다.
이런 방법은 미국 증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은 증시가 하나이지만 미국은 증시가 여러 개죠. 미국 증권사들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고객을 위해 가장 좋은 가격에 매매를 해줘야 하는 베스트 액트 규정이 있어서 중개인이 항상 여러 거래소의 가격을 비교해요. 이를 암호화폐 거래에 활용했죠."
관건은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가격 비교를 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도 독특한 방식을 도입했다. 대부분 AI들은 데이터를 찾아서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발전하지만 김 대표가 개발한 AI는 사람이 데이터를 입력해 수동으로 학습을 시킨다. 증권사와 은행 등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매매 전문가들의 경험을 AI에 담기 위해서다. "노련한 매매 전문가의 경험은 AI가 데이터로 학습하기 힘들어요. 결국 전문가의 매매 전략을 수동으로 AI에게 가르쳐야죠."
이를 위해 그는 은행, 증권사 등에서 오래 일한 다수의 투자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처음에 전문가를 영입하느라 고생했어요. 증권사에서 매매를 잘해 수억 원씩 성공 보수를 받는 전문가들에게 스타트업에 오라고 하니 다들 거절했죠. 지금은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 때문에 한국투자공사 직원들이 합류하는 등 전문가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김 대표는 AI를 이용한 매매 시스템에 개인들의 참여를 막고 있다.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조심스러워 개인들의 참여를 막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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