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정부도 국회도 "대기업 자본 '벤처투자' 빗장 풀자"
최고관리자
2020-06-05 08:49
8,735
-
8305회 연결
본문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안 발의에 속도를 내고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토론회 개최 등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대기업 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벤처투자업계 숙원인 CVC 규제 개선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다시 다뤄진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당내 의원이 줄이어 유사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론 형성을 위한 토론회도 이달 국회에서 예정돼 있다. 중기중앙회 출신 비례대표 김경만
의원은 민간 벤처 시장 활성화를 위한 CVC 도입의 필요성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를 이달 중에 열기로 했다.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단체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김병욱·김경만 의원 등을 비롯한 여당 의원 다수는 CVC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금산분리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일반 지주회사가 100% 출자한 완전 자회사인 경우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전업 창업투자회사인 경우 △모회사 등 자기자본 출자로만 결성한 펀드로 제한된 경우 등
세 가지 기본 원칙 아래서는 금산분리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역시도 이 같은 원칙을
고수하며 CVC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반대 의견을 내비쳤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를 반등할 해법으로 '벤처 붐' 확산에 힘을
실어 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공정위는 조만간 벤처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정위가 CVC와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온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CVC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이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의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보험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 SK, 롯데 등 대기업은 CVC를 보유할 수 없다. 대규모 자금줄이
절실한 벤처업계는 대기업 자금의 벤처 시장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CVC 규제 완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금산분리 원칙에 예외를 두고 악용될 경우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4일 “정부는 공정위 등 부처 간 입장이 갈려 CVC 설립 허용에 일정 부분 거리를 뒀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대응책으로 대기업 CVC 설립 허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해 온 정부 주도의 금융 지원으로는 경기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지했다”고 말했다.
벤처업계는 정부와 여당 움직임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차익을 노린 금융투자 등
부작용을 방지할 장치 마련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CVC 투자의 장점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한다”면서 “부작용을 핑계로 입법을 주저하기보다는
CVC를 통한 계열사 금융 지원이나 경영권 보호 등에 악용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동시에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토론회 개최 등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대기업 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벤처투자업계 숙원인 CVC 규제 개선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다시 다뤄진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당내 의원이 줄이어 유사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론 형성을 위한 토론회도 이달 국회에서 예정돼 있다. 중기중앙회 출신 비례대표 김경만
의원은 민간 벤처 시장 활성화를 위한 CVC 도입의 필요성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를 이달 중에 열기로 했다.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단체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김병욱·김경만 의원 등을 비롯한 여당 의원 다수는 CVC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금산분리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일반 지주회사가 100% 출자한 완전 자회사인 경우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전업 창업투자회사인 경우 △모회사 등 자기자본 출자로만 결성한 펀드로 제한된 경우 등
세 가지 기본 원칙 아래서는 금산분리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역시도 이 같은 원칙을
고수하며 CVC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반대 의견을 내비쳤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를 반등할 해법으로 '벤처 붐' 확산에 힘을
실어 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공정위는 조만간 벤처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정위가 CVC와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온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CVC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이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의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보험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 SK, 롯데 등 대기업은 CVC를 보유할 수 없다. 대규모 자금줄이
절실한 벤처업계는 대기업 자금의 벤처 시장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CVC 규제 완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금산분리 원칙에 예외를 두고 악용될 경우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4일 “정부는 공정위 등 부처 간 입장이 갈려 CVC 설립 허용에 일정 부분 거리를 뒀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대응책으로 대기업 CVC 설립 허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해 온 정부 주도의 금융 지원으로는 경기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지했다”고 말했다.
벤처업계는 정부와 여당 움직임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차익을 노린 금융투자 등
부작용을 방지할 장치 마련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CVC 투자의 장점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한다”면서 “부작용을 핑계로 입법을 주저하기보다는
CVC를 통한 계열사 금융 지원이나 경영권 보호 등에 악용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동시에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