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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전문대생, '온라인 강의' 체험기… “실습재료 택배로 보내줬으면”

최고관리자
2020-04-07 08:50 8,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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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온라인 개강이 시작된 지 4주차. 4년제 일반대학에 비해 실습 위주 강의 비중이 높은
 전문대학 학생은 상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면 교육이 불가능한 만큼 기존
 수업과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문대 재학생 3명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보내온 체험기를 바탕으로 온라인 강의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이들은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습과 과제 수행 등에서는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원격강의로 실습 대체 못해”(대구보건대 치기공과생)

코로나19가 평범했던 대학생활을 빼앗아갔다. 치기공학 실습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교는
 실습하는 동영상을 학교 학급관리시스템(LMS)와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학생이 실습장면을 영상을
 통해 먼저 학습할 수 있었다. 교수는 온라인 강의가 끝난 뒤 학생 질문을 취합해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만들었다. 모르는 부분을 정확하게 설명해 대면수업 못지않았다.

온라인 강의는 자신이 편한 장소에서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컴퓨터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또는 태블릿PC 로도 진행이 가능했다.

다만 원격강의가 실습수업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었다. 실습과목은 직접 교수와의 피드백을 통한
 수업이 필요했다. 배우는 입장에서 직접 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학생이 실습과정을 정확하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모든 실습과정이 녹화된 영상과 충분한 자료가 제공되면
 좋겠다.

학생에게 의무적으로 실행시키는 것 보다 지원자에 한해서 재료를 각자 집으로 발송한 뒤 학생이 직접
실습했으면 한다. 이것이 매우 힘들고 절차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늘
 그렇듯이 해결방안과 개선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믿는다.

◇“복습 용이하지만 프로젝트 수업 어려워”(대전보건대학 치기공과생)

원격수업은 복습을 위해 다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어서 요즘 같은 상황에
 용이하다.

실습은 본인이 직접 손으로 해야 실력이 향상되는데 온라인 수업은 이 부분에서 한계가 있었다. 교수가
하는 것을 보는데 그쳐 아쉽다. 캡스톤 디자인 과목은 팀을 이뤄서 프로젝트 형식으로 산업체를 찾아가는
 수업인데 현재 기업 방문은 불가능해 기존 수업과 많은 차이가 있다.

국가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학과는 실습교과목이 수업 분량도 많고 직접 손으로 경험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현재 온라인 수업은 교수님의 데모나 학생 대표 한 명이 실습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학교 측에서 실습 재료를 구비해 택배로라도 학생 개인에게 보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학생이 집에서 실습해 보고 피드백을 받는 체계가 필요하다.

학교 강의실에서 직접 대면수업을 받는 것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정해진 수강기간 내에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접속해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다시 듣고 싶은 강의를 재시청하는 장점은 있다. 여러 번 수업을
 듣고 복습하기엔 온라인 강의가 나았다.

다만 녹화된 동영상 재생속도를 학생이 조절할 수 없고, 자막이 없어 경청에 주의가 필요한 점은 아쉬웠다.

난이도가 높은 과제를 너무 자주 해야 되는 점도 불편했다. 학교 지침 상 차수별 과목을 수강하고 그 수업에
 따른 과제를 수행하여 업로드해야 출석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일부 교과내용은 온라인 강의만을 듣고 풀기에는
 꽤나 어려웠다.

처음 듣는 과목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교수에게 질문하기 힘들었다. Q&A 방이 과목마다 개설됐지만
 다른 학생이 질문한 내용을 열람할 수도 없었다. 신입생이라면 강의를 따라가기가 벅찰 것 같다.

과제가 매주 출제돼 재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제 제출기한도 다 달라서
제출시기를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교육부나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온라인 강의에 관한 공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문대학에 제시한다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학생들도 가이드 라인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