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인공지능 구루 모십니다” 백지수표까지…
최고관리자
2018-09-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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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카카오의 검색 전문 인력들이 대거 SK텔레콤으로 이직했다. 이를 두고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 급부상이 초래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IT기업 관계자는 “AI 서비스의 핵심 기반이 빅데이터 분석과 검색 서비스”라며 “AI 산업이 뜨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검색 서비스 전문 인력이 귀한 몸이 됐다”고 말했다.》
각 기업들의 미래 먹을거리로 꼽히는 신사업 분야에서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른바 ‘구루(guru·한 분야의 이름난 대가)’는 백지수표를 주고라도 입도선매(立稻先賣)하려고 나선다. 숙달된 실무 인력 역시 “무조건 연봉을 더 주겠다”며 영입하는 경우도 많다.
글로벌 IT 업계의 AI 인재 영입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최고 전문가를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 뺏고 빼앗는다. 올해 4월 애플로 옮긴 존 지안난드리아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 총괄을 비롯해 구글, MS를 거쳐 삼성전자로 영입된 래리 헥 박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에서 구글로 옮긴 이인종 부사장, 애플 AI 서비스 ‘시리’를 담당하다 SK텔레콤에 영입된 김윤 센터장 등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AI가 10년 전 잠깐 부상했다가 가라앉았기 때문에 인력 풀이 세계적으로 부족하다”며 “‘구루’급 거물을 영입해야 그 밑의 제자까지 싹쓸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규모 확대에도 혈안이다. 최근 폐막한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AI 연구개발 인력을 1000명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AI 인력을 2배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IT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통 제조사들이 웃돈을 주고 AI 개발이나 이와 관련한 데이터 분석, 검색 기술자 등을 대거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도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규모 제한 없이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이달 4일 열린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신정환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AI 사업에 대한 키노트 강연 도중 “인재 채용에 지원해 달라”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에너지·화학업계의 새 먹을거리로 부상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인재 쟁탈전이 뜨겁다. 올 초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 부문 인력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2020년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관련 사업이 확대될 것에 대비한 물밑 채용 경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3월 “올해 배터리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50% 늘어난 1500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배터리 인력 쟁탈전도 국경을 넘나든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중국 업체에 설비도면 등 핵심 자료를 유출한 국내 2차 전지 제조설비업체 A사의 전직 임원 3명을 적발한 바 있다. 중국 업체는 A사 연구진 13명을 영입하고 퇴직자들이 만든 회사 지분을 통째로 인수하기도 했다.
정유업체까지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석유화학 시장에서도 숙련 엔지니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잇따른 에틸렌 생산 설비 증설 경쟁 속에 초기 안정적 가동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노하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숙련 엔지니어는 이미 기존 조직에서도 핵심 인력으로 분류돼 영입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각 기업들의 미래 먹을거리로 꼽히는 신사업 분야에서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른바 ‘구루(guru·한 분야의 이름난 대가)’는 백지수표를 주고라도 입도선매(立稻先賣)하려고 나선다. 숙달된 실무 인력 역시 “무조건 연봉을 더 주겠다”며 영입하는 경우도 많다.
글로벌 IT 업계의 AI 인재 영입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최고 전문가를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 뺏고 빼앗는다. 올해 4월 애플로 옮긴 존 지안난드리아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 총괄을 비롯해 구글, MS를 거쳐 삼성전자로 영입된 래리 헥 박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에서 구글로 옮긴 이인종 부사장, 애플 AI 서비스 ‘시리’를 담당하다 SK텔레콤에 영입된 김윤 센터장 등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AI가 10년 전 잠깐 부상했다가 가라앉았기 때문에 인력 풀이 세계적으로 부족하다”며 “‘구루’급 거물을 영입해야 그 밑의 제자까지 싹쓸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규모 확대에도 혈안이다. 최근 폐막한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AI 연구개발 인력을 1000명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AI 인력을 2배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IT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통 제조사들이 웃돈을 주고 AI 개발이나 이와 관련한 데이터 분석, 검색 기술자 등을 대거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도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규모 제한 없이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이달 4일 열린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신정환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AI 사업에 대한 키노트 강연 도중 “인재 채용에 지원해 달라”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에너지·화학업계의 새 먹을거리로 부상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인재 쟁탈전이 뜨겁다. 올 초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 부문 인력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2020년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관련 사업이 확대될 것에 대비한 물밑 채용 경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3월 “올해 배터리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50% 늘어난 1500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배터리 인력 쟁탈전도 국경을 넘나든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중국 업체에 설비도면 등 핵심 자료를 유출한 국내 2차 전지 제조설비업체 A사의 전직 임원 3명을 적발한 바 있다. 중국 업체는 A사 연구진 13명을 영입하고 퇴직자들이 만든 회사 지분을 통째로 인수하기도 했다.
정유업체까지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석유화학 시장에서도 숙련 엔지니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잇따른 에틸렌 생산 설비 증설 경쟁 속에 초기 안정적 가동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노하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숙련 엔지니어는 이미 기존 조직에서도 핵심 인력으로 분류돼 영입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