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SNS·CCTV만 뒤적여도...내 행적 고스란히
최고관리자
2018-09-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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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CTV만 뒤적여도...내 행적 고스란히
삶의 흔적 남기는 ‘디지털 지문’
세 통의 전화 후 갑자기 실종된 딸
유튜브·페이스북 흔적 쫓는 아버지
편리 추구할수록 잃는 부분도 존재
딸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3통,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 딸.
실종된 딸을 찾아보지만 흔적은 보이지 않고, 우연히 열어본 딸의 노트북에는 의심스러운 흔적이 가득하다.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에 남은 딸의 흔적을 쫓던 아빠는 혼란스럽다. 딸이 신분증을 위조하고 2500달러를 어디론가 송금한 것.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에게 수소문 해보지만 딸의 행방은 오리무중.
연초 선댄스영화제 공개 이후 영화 애호가에게 충격을 던진‘서치(Searching)’ 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SMS등 일상과 떼기 힘든 익숙한 소재가 등장해 흥미를 자극한다. 일반 영화와 다르게 SMS나 CCTV, 모바일 화면 등으로 구성한 점이 독특하다.
서치가 이전 영화와 다른 건 부차적으로 취급하던 스마트폰, SMS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앙무대로 격상시켰다는 점이다. 스릴러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단순 소재가 아니라 디지털 ICT를 영화 속에 깊숙이 끌어들인 것. 하루종일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디지털 신인류’를 반영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모두가 매일 보는 변화를 스크린 위에 깔끔하게 재현한 감독의 재치가 감탄스럽다.
한편으론 우리가 매일 ‘디지털 지문’을 곳곳에 흘리고 다닌다는 점이 무섭기도 하다. 미세한 가루를 뿌려 범인의 지문을 찾아다니는 셜록 홈즈처럼 지금의 탐정은 사라진 자의 스마트폰과 PC, SNS 활동 기록을 더듬는다.
자신도 모르게 남기는 디지털 지문은 생각보다 많다. 어느날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에 모든 이동흔적이 기록되고 있따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자세히 알아보니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기통 시 ‘예, 예, 예’를 무심코 누른 게 화근이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검색기록이나 방문페이지 기록, 자주 사용하는 단락, 게시물 등을 통해 이용자 성향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개인이 일일이 동의 여부를 확인하기란 여간 어령누 일이 아니다.
기업은 개인정보 거래로 돈을 벌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페이스북은 소셜로그인(SNS 아이디로 하는 로그인)시 최고 70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이전이 심각해지자 유럽연합은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연쇄 사건은 지금 시각으로 보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아날로그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지문만 잘 감추고 남의 눈만 피하면 내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도 됐따.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지문과 CCTV 눈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경찰이 범죄자를 잡아들이는 속도는 놀랄 만큼 빠르다. 죄를 짓지 않는다면 흔적이 남는 게 별 일 아니겠지만 내 모든 흔적이 남고 누군가 그것을 조용히 뒤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늘 그렇듯 편리는 불편을 동반한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삶의 흔적 남기는 ‘디지털 지문’
세 통의 전화 후 갑자기 실종된 딸
유튜브·페이스북 흔적 쫓는 아버지
편리 추구할수록 잃는 부분도 존재
딸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3통,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 딸.
실종된 딸을 찾아보지만 흔적은 보이지 않고, 우연히 열어본 딸의 노트북에는 의심스러운 흔적이 가득하다.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에 남은 딸의 흔적을 쫓던 아빠는 혼란스럽다. 딸이 신분증을 위조하고 2500달러를 어디론가 송금한 것.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에게 수소문 해보지만 딸의 행방은 오리무중.
연초 선댄스영화제 공개 이후 영화 애호가에게 충격을 던진‘서치(Searching)’ 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SMS등 일상과 떼기 힘든 익숙한 소재가 등장해 흥미를 자극한다. 일반 영화와 다르게 SMS나 CCTV, 모바일 화면 등으로 구성한 점이 독특하다.
서치가 이전 영화와 다른 건 부차적으로 취급하던 스마트폰, SMS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앙무대로 격상시켰다는 점이다. 스릴러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단순 소재가 아니라 디지털 ICT를 영화 속에 깊숙이 끌어들인 것. 하루종일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디지털 신인류’를 반영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모두가 매일 보는 변화를 스크린 위에 깔끔하게 재현한 감독의 재치가 감탄스럽다.
한편으론 우리가 매일 ‘디지털 지문’을 곳곳에 흘리고 다닌다는 점이 무섭기도 하다. 미세한 가루를 뿌려 범인의 지문을 찾아다니는 셜록 홈즈처럼 지금의 탐정은 사라진 자의 스마트폰과 PC, SNS 활동 기록을 더듬는다.
자신도 모르게 남기는 디지털 지문은 생각보다 많다. 어느날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에 모든 이동흔적이 기록되고 있따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자세히 알아보니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기통 시 ‘예, 예, 예’를 무심코 누른 게 화근이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검색기록이나 방문페이지 기록, 자주 사용하는 단락, 게시물 등을 통해 이용자 성향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개인이 일일이 동의 여부를 확인하기란 여간 어령누 일이 아니다.
기업은 개인정보 거래로 돈을 벌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페이스북은 소셜로그인(SNS 아이디로 하는 로그인)시 최고 70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이전이 심각해지자 유럽연합은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연쇄 사건은 지금 시각으로 보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아날로그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지문만 잘 감추고 남의 눈만 피하면 내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도 됐따.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지문과 CCTV 눈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경찰이 범죄자를 잡아들이는 속도는 놀랄 만큼 빠르다. 죄를 짓지 않는다면 흔적이 남는 게 별 일 아니겠지만 내 모든 흔적이 남고 누군가 그것을 조용히 뒤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늘 그렇듯 편리는 불편을 동반한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