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ZDNet Korea] 카카오 드라이버, 대리운전 판도 바꿀까?

최고관리자
2015-12-03 17:27 9,236

본문

내년 상반기 시작…카카오택시 경험 편의성 주목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가 3천80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국내 대리운전 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지 업계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카카오택시’처럼 기사와 사용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반면 취객을 상대로 한 서비스 업종인 만큼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대처가 짜임새 있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카카오는 지난 달 초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공식화 하며 ‘카카오드라이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으로, 각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대리운전 기사와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대리운전업체수는 3천800여개에 달한다. 여기에 소속돼 있는 소사장들을 포함하면 2만여개에 달하는 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들에게 대리운전호출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회사는 5~6개 수준이다. 수도권에는 L사가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특정 호출프로그램 제공 업체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즉 가장 높은 위치에 프로그램사가 존재하고, 대리운전업체들의 연합이 그 하단에 종속된 구조다. 가장 말단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위치한다.

작년 기준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천12만대를 돌파했다. 국민 월간 음주율은 2013년 60.1%로,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인다. 그럼에도 대리운전서비스 이용건수는 2천년대 중반 일평균 60만 건에서 작년 기준 48만건으로 감소했다.

현재 대리운전 업계 운영 시스템은 이용자가 대리운전 업체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해당 건이 호출프로그램에 의해 다시 업체와 기사에 배정되는 방식이다. 서비스 이용자 요청이 프로그램사를 통해 여러 업체에 공유되는 식이다.

승객은 기사에게 이용료를 지불하지만 이에 대한 수수료는 해당 기사가 소속된 업체가 아닌 처음 요청을 한 A업체에 돌아간다. 서비스 호출, 기사 파견, 고객 서비스가 제각각 이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대리운전업체는 기사 숫자를 늘리고 콜을 많이 확보하는 데에만 집중하게 되고, 서비스 품질이나 소속 기사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된다. ‘수도권지역 1만원’과 같은 콜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과 허위광고 문제도 발생한다. 이는 곧 대리운전기사 처우 악화로 이어진다. 기사는 최대 4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콜 업체에 지불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콜 업체가 프로그램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호출 프로그램에 중복 가입해야 하고, 불투명한보험료 부과로 사고 발생 시 골치 아픈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배차 취소 벌금, 호출 프로그램 이용제한 등 각종 패널티 부과제는 대리운전 시장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는 이용자 관점에서도 불만족스럽다. 수도권 전지역 1만원 광고를 보고 호출했지만 실제 받는 가격이 다르다거나, 불친절한 콜센터와의 갈등도 존재한다. 위치 설명과 가격 흥정 등 호출 과정에서의 불편함도 적지 않다. 사고가 발생하면 무보험 및 보장범위 등의 문제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과도한 스팸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카카오 대리운전은 이런 여러 불편 요소와 문제점들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의 모든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카카오택시의 성공 경험을 살려 많은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첫 시작으로 업계 종사자들과 계속된 토의와 만남을 통해 개선 사항들을 점검해 나가고 있다. 기사들의 처우 개선 차원에서도 ‘쿠팡맨’이나 ‘배민 라이더스’와 같은 타 업계의 성공 모델도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참조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가사 서비스인 ‘인터파크 홈스토리’도 서비스 매뉴얼화를 위한 참고 대상 중 하나다.

하지만 카카오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위해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에 3조원에 달할 만큼 크지만, 이 말은 그 만큼 사용자가 많고 다양한 민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리운전 이용자들 대부분이 취객인 만큼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기사에 대한 불만이 카카오 회사에 대한 항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만큼 기사들의 관리 감독이 중요한데, 이에 따른 비용과 인력 투입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로 이용자는 모바일 서비스를 기반으로 편리하고 합리적인, 그리고 안전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카카오택시 안심메시지, 현재위치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호출의 편리함 등을 제공해 기사들과 이용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사건 사고에 대해서는 “카카오 대리운전 기사의 경우 정확한 정보를 통한 등록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기사 스스로 서비스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여러 우려와 제약 사항들은 충분히 사전에 검토하고 대비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저작권자ⓒ메가뉴스 & ZDNet & C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