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R&D 체질 개선책 약발 왜 안 먹히나
최고관리자
2015-02-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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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주요업무보고에서 직접출연금(정부출연금)을 늘려달라고 간청했다. ETRI 직접출연금 비중은 934억원(16.7%) 수준이다.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평균 45.6%에 비해 현저히 낮다. 나머지 재원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project based system)로 채워지고 있다.
ETRI 측은 PBS에 의한 수탁과제 비율이 워낙 높아 과제가 종료되면 인건비 확보를 위해 연구원들이 신규과제 수주에 집중하는 등 기관고유 R&D(연구·개발) 임무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 들어 '기술사업화' 선두에 선 ETRI가 이제껏 속앓이를 털어놓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심벌'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경제혁신 3년 계획'을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R&D 성과를 기술사업화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쏟아 경제활성화 불꽃을 살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래부는 기술사업화를 외면케 하는 제도 개선 첫 항목으로 'PBS 사업'을 꼽으며, 개선의지를 보인 바 있으나 실상은 달랐다.
PBS는 논문·특허 등 정량적 평가지표만 만족시키면 더 이상 추가연구는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양산하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PBS 시행 후 기술사업화 과제를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됐고, 실용화·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연구사업이 줄었다.
ETRI 사례에서 보듯, 25일 취임 2년차 맞이하는 박근혜 정부의 R&D 체질 개선정책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세수결손 발생, 복지 예산 부족 등으로 증세 논쟁이 벌어지면서 비효율적인 국가 R&D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복되면서 체질개선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연이어 터져나온다.
출연연의 맏형겪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자체 분석한 전반기(1969년~1990년), 후반기(1991년~2012년) 연구성과 분석 자료를 보면 매년 늘려온 R&D 예산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한 꼴이 됐다는 결론에 닿게 된다.
KIST가 전반기 투입한 연구비는 1785억원(현 가치 3조2667억원), 후반기는 2조 5605억원(현 가치 7조9592억원)으로 현 가치로 따지면 지금이 이전보다 2배 이상 많다.
KIST에 따르면 전반기 논문(NSC·자매지 1편, SCI논문 103편, 일반논문 1382편)과 특허(국내 224건, 국외 90건), 기술료(26억8000만원, 투입연구비 1.5%), 후반기 논문(NSC·자매지 36편, SCI 논문 1만1811편, 일반논문 2만4341편), 특허(국내 4058건, 국외 1620건) 기술료(763억6000만원, 투입연구비 2.9%)와 비교할 때 기여효과는 전반기가 493조원(82.8%)으로 후반기(102조원, 17.2%)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투자는 늘었으나 실속은 없었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 같은 후진적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래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연구성과 양(SCI 논문수 세계 10위, 국내 특허출원 세계 4위)은 대폭 증가했으나, 질적 수준이 비교적 낮고, R&D의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자평했다.
중소기업 수요를 반영하는 R&D 과제 집행 프로세서가 여전히 부족하고, 실용화·사업화 관련 연구자에 대한 평가나 보상체제가 체계화되지 않았다는 비난이 높다. 연구과제 수립 및 기획 단계부터 사업성, 시장성 중심으로 기관을 평가하고, PBS 등의 펀딩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미래부는 최근 SCI 논문 건수 중심의 평가를 폐지하고, 전문가의 정성평가를 강화하고 질적 지표 확대(질적 지표 60% 이상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D 예산의 경우, 과제계획서보다 역량·업적·성실도 위주로 평가하고, 5억원 이상의 R&D 과제는 기획단계부터 시장 수요를 충분히 예측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만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에 관해 현장에선 당장 도입이 어려운 데다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있게 적용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ETRI 측은 PBS에 의한 수탁과제 비율이 워낙 높아 과제가 종료되면 인건비 확보를 위해 연구원들이 신규과제 수주에 집중하는 등 기관고유 R&D(연구·개발) 임무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 들어 '기술사업화' 선두에 선 ETRI가 이제껏 속앓이를 털어놓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심벌'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경제혁신 3년 계획'을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R&D 성과를 기술사업화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쏟아 경제활성화 불꽃을 살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래부는 기술사업화를 외면케 하는 제도 개선 첫 항목으로 'PBS 사업'을 꼽으며, 개선의지를 보인 바 있으나 실상은 달랐다.
PBS는 논문·특허 등 정량적 평가지표만 만족시키면 더 이상 추가연구는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양산하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PBS 시행 후 기술사업화 과제를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됐고, 실용화·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연구사업이 줄었다.
ETRI 사례에서 보듯, 25일 취임 2년차 맞이하는 박근혜 정부의 R&D 체질 개선정책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세수결손 발생, 복지 예산 부족 등으로 증세 논쟁이 벌어지면서 비효율적인 국가 R&D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복되면서 체질개선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연이어 터져나온다.
출연연의 맏형겪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자체 분석한 전반기(1969년~1990년), 후반기(1991년~2012년) 연구성과 분석 자료를 보면 매년 늘려온 R&D 예산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한 꼴이 됐다는 결론에 닿게 된다.
KIST가 전반기 투입한 연구비는 1785억원(현 가치 3조2667억원), 후반기는 2조 5605억원(현 가치 7조9592억원)으로 현 가치로 따지면 지금이 이전보다 2배 이상 많다.
KIST에 따르면 전반기 논문(NSC·자매지 1편, SCI논문 103편, 일반논문 1382편)과 특허(국내 224건, 국외 90건), 기술료(26억8000만원, 투입연구비 1.5%), 후반기 논문(NSC·자매지 36편, SCI 논문 1만1811편, 일반논문 2만4341편), 특허(국내 4058건, 국외 1620건) 기술료(763억6000만원, 투입연구비 2.9%)와 비교할 때 기여효과는 전반기가 493조원(82.8%)으로 후반기(102조원, 17.2%)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투자는 늘었으나 실속은 없었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 같은 후진적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래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연구성과 양(SCI 논문수 세계 10위, 국내 특허출원 세계 4위)은 대폭 증가했으나, 질적 수준이 비교적 낮고, R&D의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자평했다.
중소기업 수요를 반영하는 R&D 과제 집행 프로세서가 여전히 부족하고, 실용화·사업화 관련 연구자에 대한 평가나 보상체제가 체계화되지 않았다는 비난이 높다. 연구과제 수립 및 기획 단계부터 사업성, 시장성 중심으로 기관을 평가하고, PBS 등의 펀딩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미래부는 최근 SCI 논문 건수 중심의 평가를 폐지하고, 전문가의 정성평가를 강화하고 질적 지표 확대(질적 지표 60% 이상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D 예산의 경우, 과제계획서보다 역량·업적·성실도 위주로 평가하고, 5억원 이상의 R&D 과제는 기획단계부터 시장 수요를 충분히 예측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만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에 관해 현장에선 당장 도입이 어려운 데다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있게 적용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