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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5 ICT> '생활혁명' 꿈꾸는 모바일…플랫폼 진화 '박차'

최고관리자
2014-12-29 14:17 8,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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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쇼핑·콜택시 등 생활형 서비스 전쟁 본격화

<※편집자주 =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2015년에는 국민 생활 속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상에서 모바일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생활 서비스가 더욱 다양화되고, 생활 속 사물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도 ICT 분야를 비롯한 미래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창조경제의 성과를 구체화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새해 ICT 분야를 모바일, IOT, 창조경제 등 세 분야로 나눠 전망해본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모든 기능이 모바일에 들어가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의 시대가 왔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구글의 '모바일 퍼스트 월드' 행사에서 실시간 동영상 연설을 통해 앞으로 모바일이 몰고 올 세상을 이렇게 예측했다.

그의 말처럼 모바일로 모든 일상을 누리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인터넷이 'IT 혁명'을 이끌었듯 스마트폰을 무기로 한 모바일은 이제 '생활 혁명'을 꿈꾼다.

금융, 쇼핑, 콜택시, 배달 등 모바일이 담으려는 생활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PC를 밀어내고 전성시대를 누린 모바일 업체들이 그들만의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다.

2015년은 이렇듯 생활편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인터넷 모바일 업체들의 각축전이 본격화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이 우리 생활의 어느 영역까지 품으려 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 모바일 하나로 '끝'…생활플랫폼 진화 경쟁 본격화

2014년 국내IT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탄생이었다. 애꿎게도 출범 당일부터 '카톡 검열' 논란에 휘말려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다음카카오가 제시한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이라는 비전은 국내 IT 업계에 큰 울림을 줬다.

이 청사진은 사람과 사물, 정보, 비즈니스를 모두 연결하는 이른바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내부 다짐이자 대외적 선포였다.

양사가 예전부터 준비했던 각종 생활형 서비스들은 통합법인 출범을 전후로 차츰 가시화됐다. 송금 기능이 담긴 '뱅크월렛카카오'와 간편결제 기능을 자랑하는 '카카오페이'는 물론이고 그간 소문으로만 돌았던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마저 최근 내놓으며 생활플랫폼 상품 시리즈를 이어갔다.

네이버 메신저 라인의 변신은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 시작됐다. 국내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인 역시 결제서비스 '라인 페이',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라인 택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배달의민족과 손잡은 배달 서비스 '라인 와우'도 일본에 출시했다.

이밖에 비콘(Beacon) 기술을 이용한 인터넷업체들의 연이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도 모바일 생활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안간힘으로 읽힌다. 비콘이란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한 차세대 스마트폰 근거리통신 기술이다.

SK플래닛이 지난 6월 출시한 쇼핑서비스 브랜드 '시럽'이 단적인 예다. 시럽 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50m 인근의 쇼핑 정보를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라인페이 등 핀테크(Fin-Tech·IT기술과 금융의 결합)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은행·증권·카드사 등 기존 금융업체들도 모바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생활플랫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지난 9월 카카오페이 출시 초반에만 해도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며 참여를 꺼렸지만 결국 모든 카드사가 다음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정부도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감독원의 사전 보안성 심의제도를 폐지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9일 내년도 금융정책의 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 IT·금융 융합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며 핀테크 육성을 강조한뒤 "전자금융 규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며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혁할 의지를 피력했다.

메신저를 운영하는 국내 포털업체 관계자는 22일 "내년부터 모바일을 생활 서비스 플랫폼으로 삼으려는 트렌드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포털, 메신저 등 기존 인터넷업체뿐만 아니라 제조, 금융, 의료 등 모든 산업에 걸쳐 모바일 플랫폼 사업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셰어링 이코노미' 유통 혁명…"골목상권 침해·승자 독식 부작용도"

생활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모바일 업체의 노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구글, 페이스북, 와츠앱은 물론 최근엔 스냅챗도 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스냅캐시'(Snapcash)를 내놓으며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네트워크 서비스에 기반한 모바일 플랫폼이 수요자와 공급자를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앞으로도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을 '우버피케이션'(Uberfication)이라고 정의한다. 세계 각국에서 콜택시 앱을 운영하는 우버(Uber)처럼 모바일 네트워크 서비스가 기존 유통망을 대신하는 일종의 '셰어링 이코노미'를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모바일 네트워크가 수요자와 공급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경제적 유익함을 달성하고 있다"며 "이는 스마트폰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이 새로운 유통권력으로 등장하면서 골목상권 침해나 승자 독식과 같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테면 다음카카오의 생활형 서비스가 서서히 영역을 넓히다 보면 기존의 영세한 유통 채널 사업자와 불가피한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셰어링 이코노미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와 골목상권과의 갈등은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중재해야 하며 이에 따라 그 속도는 더딜 수도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