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철의 스마트TV] 모든 콘텐츠는 바이러스다
최고관리자
2013-02-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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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TV는 스마트해질 수 있을까
미디어가 점점 ‘스마트’ 해진다. 순식간에 온 국민의 손바닥을 차지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어, 얼마 있으면 스마트TV가 안방을 차지하리란 전망이다. 출판, 신문, 방송 같은 올드 미디어는 뉴미디어의 공략에 맞서 전전긍긍, 힘겨운 생존 투쟁 중. 뉴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자신의 콘텐츠를 변형해서 공급하거나, 그 안에 자신의 플랫폼을 전세 내고 있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이 변화무쌍한 적군들은 아주 작은 몸체(스마트폰)로 시작해 크기를 점점 키우더니(태블릿), 이제는 아예 TV와 맞먹을 작정으로 쌍방향성과 연결성을 탑재한 대형화면을 들고 나온다.
지상파 TV는 과연 뉴미디어와의 힘겨운 싸움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며 건재할 수 있을까? 지상파 TV가 살아남기 위해 뉴미디어와 어떻게 합종연횡을 해야 하나? 지상파의 콘텐츠, 즉 프로그램은 스마트 시대에 맞게 어떤 변화를 선택해야 하나? 이런 의문들이 이 칼럼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시청자의 외면을 받지 않고 스마트해지려면 생각의 틀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낡은 프레임에 매달리면, 시청자로부터 돌아오는 건 블록(block, 차단), 벽돌 몇 장뿐이다.
▲ 순식간의 국민의 손을 사로잡은 스마트폰.
모든 콘텐츠는 바이러스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대박을 쳤다. 2012년 7월 15일 유튜브에 처음 올라온 이 뮤직비디오는 얼마 전 조회 수 13억을 돌파했다. 확산 초기, 미국의 몇몇 유명인이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언급한 뒤, 무서운 전염병의 창궐처럼 SNS를 통해 폭발적인 자기복제를 하며 퍼져 나갔다. 이 일이 있기 전 싸이는 국제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다. 그런데 2~3개월 만에 ‘바이러스성 확산(Viral Spread)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게,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상징적인 현상으로 등극했다.
‘강남스타일’ MV는 코믹한 말춤 동작, 인상적인 비트와 멜로디로 90년대 마카레나 열풍을 몇 배나 증폭해서 재현했다. 10년 전에 없던 유튜브(2005년 서비스 시작)를 숙주(宿主·미디어)로 선택하고, 전염 고위험군 커넥터(유명인)가 존재하는 SNS를 확산경로 삼아 전 세계를 전염시킨 것이다. ‘강남스타일’ 은 유튜브와 SNS시대에 모든 콘텐츠는 바이러스가 될 수 있음을 극적으로 보여 준 사례다.
이제 인류가 사용하는 네트워크상의 모든 콘텐츠는, 그것이 철저한 보안유지의 틀에 갇히지 않는 한, 생산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자기 복제· 증식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트위터리안은 자신의 말이 RT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유튜브 동영상 업로더, 블로그 운영자는 조회수와 링크수가 늘기를 원한다. 수용자 도달률을 높이고 확산을 바라는 광고, 전문 콘텐츠 제공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시청률, 열독률, 클릭뷰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즉 자신의 콘텐츠를 효율적인 바이러스로 전환시키기 위해 네트워크상의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 세계 무대를 석권한 가수 싸이의 성공은 2~3개월 만에 ‘바이러스성 확산(Viral Spread)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게,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상징적인 현상이다. 사진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한 장면.
바이러스는 미디어를 선택한다
게다가 확산 가능성을 가진 위험한(?) 콘텐츠는 이제 스스로 숙주인 미디어를 선택한다. 미디어가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생산하고 탑재를 선택하는 일방향의 시대는 끝이 났다. 전염성이 강한 킬러 콘텐츠일수록 우월한 선택권을 갖고 자기 입맛에 맞는 미디어를 까다롭게 선택한다. ‘월드컵’이나 ‘인기 작가의 드라마’가 지상파를 외면하는 경우는 앞으로 더 자주 생길 것이다. 지상파가 보편적 접근권을 내세우며 방송권을 주장할 근거는 점점 희박해진다. 광고회사가 자신의 광고를 집행할 때 세우는 미디어 믹스 전략의 한 선택지처럼, 지상파는 콘텐츠가 선택을 고려하는 ‘원 오브 뎀’(one of them) 신세의 길로 가고 있다.
▲ 손현철 KBS PD
지금까지 지상파의 콘텐츠는 풍토병에 가까웠다. 그 나물의 그 밥을 차려주고 한눈 팔줄 모르는 시청자만을 상대해 왔다. 하지만 그런 편안한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네트워크 시대에 콘텐츠가 바이러스로 변했음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바이러스의 속성을 이해하고 콘텐츠를 생산할 때만 지상파는 그 나마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풍토병이 아니라 전염병의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야한다. 물론 우리가 퍼뜨려야 할 그놈은 착하고, 유익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재미있어야한다는 아주 까다로운 DNA를 가져야 하겠지만.
미디어가 점점 ‘스마트’ 해진다. 순식간에 온 국민의 손바닥을 차지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어, 얼마 있으면 스마트TV가 안방을 차지하리란 전망이다. 출판, 신문, 방송 같은 올드 미디어는 뉴미디어의 공략에 맞서 전전긍긍, 힘겨운 생존 투쟁 중. 뉴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자신의 콘텐츠를 변형해서 공급하거나, 그 안에 자신의 플랫폼을 전세 내고 있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이 변화무쌍한 적군들은 아주 작은 몸체(스마트폰)로 시작해 크기를 점점 키우더니(태블릿), 이제는 아예 TV와 맞먹을 작정으로 쌍방향성과 연결성을 탑재한 대형화면을 들고 나온다.
지상파 TV는 과연 뉴미디어와의 힘겨운 싸움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며 건재할 수 있을까? 지상파 TV가 살아남기 위해 뉴미디어와 어떻게 합종연횡을 해야 하나? 지상파의 콘텐츠, 즉 프로그램은 스마트 시대에 맞게 어떤 변화를 선택해야 하나? 이런 의문들이 이 칼럼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시청자의 외면을 받지 않고 스마트해지려면 생각의 틀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낡은 프레임에 매달리면, 시청자로부터 돌아오는 건 블록(block, 차단), 벽돌 몇 장뿐이다.
▲ 순식간의 국민의 손을 사로잡은 스마트폰.
모든 콘텐츠는 바이러스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대박을 쳤다. 2012년 7월 15일 유튜브에 처음 올라온 이 뮤직비디오는 얼마 전 조회 수 13억을 돌파했다. 확산 초기, 미국의 몇몇 유명인이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언급한 뒤, 무서운 전염병의 창궐처럼 SNS를 통해 폭발적인 자기복제를 하며 퍼져 나갔다. 이 일이 있기 전 싸이는 국제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다. 그런데 2~3개월 만에 ‘바이러스성 확산(Viral Spread)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게,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상징적인 현상으로 등극했다.
‘강남스타일’ MV는 코믹한 말춤 동작, 인상적인 비트와 멜로디로 90년대 마카레나 열풍을 몇 배나 증폭해서 재현했다. 10년 전에 없던 유튜브(2005년 서비스 시작)를 숙주(宿主·미디어)로 선택하고, 전염 고위험군 커넥터(유명인)가 존재하는 SNS를 확산경로 삼아 전 세계를 전염시킨 것이다. ‘강남스타일’ 은 유튜브와 SNS시대에 모든 콘텐츠는 바이러스가 될 수 있음을 극적으로 보여 준 사례다.
이제 인류가 사용하는 네트워크상의 모든 콘텐츠는, 그것이 철저한 보안유지의 틀에 갇히지 않는 한, 생산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자기 복제· 증식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트위터리안은 자신의 말이 RT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유튜브 동영상 업로더, 블로그 운영자는 조회수와 링크수가 늘기를 원한다. 수용자 도달률을 높이고 확산을 바라는 광고, 전문 콘텐츠 제공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시청률, 열독률, 클릭뷰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즉 자신의 콘텐츠를 효율적인 바이러스로 전환시키기 위해 네트워크상의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 세계 무대를 석권한 가수 싸이의 성공은 2~3개월 만에 ‘바이러스성 확산(Viral Spread)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게,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상징적인 현상이다. 사진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한 장면.
바이러스는 미디어를 선택한다
게다가 확산 가능성을 가진 위험한(?) 콘텐츠는 이제 스스로 숙주인 미디어를 선택한다. 미디어가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생산하고 탑재를 선택하는 일방향의 시대는 끝이 났다. 전염성이 강한 킬러 콘텐츠일수록 우월한 선택권을 갖고 자기 입맛에 맞는 미디어를 까다롭게 선택한다. ‘월드컵’이나 ‘인기 작가의 드라마’가 지상파를 외면하는 경우는 앞으로 더 자주 생길 것이다. 지상파가 보편적 접근권을 내세우며 방송권을 주장할 근거는 점점 희박해진다. 광고회사가 자신의 광고를 집행할 때 세우는 미디어 믹스 전략의 한 선택지처럼, 지상파는 콘텐츠가 선택을 고려하는 ‘원 오브 뎀’(one of them) 신세의 길로 가고 있다.
▲ 손현철 KBS PD
지금까지 지상파의 콘텐츠는 풍토병에 가까웠다. 그 나물의 그 밥을 차려주고 한눈 팔줄 모르는 시청자만을 상대해 왔다. 하지만 그런 편안한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네트워크 시대에 콘텐츠가 바이러스로 변했음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바이러스의 속성을 이해하고 콘텐츠를 생산할 때만 지상파는 그 나마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풍토병이 아니라 전염병의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야한다. 물론 우리가 퍼뜨려야 할 그놈은 착하고, 유익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재미있어야한다는 아주 까다로운 DNA를 가져야 하겠지만.